늑장

그간의 일들을 볕에 잘 말려
대신 꽂아 넣어둡니다

문과 답을 적절히 적어 남겨두고
그 김에 조금 게을러 보는 것입니다

부어 대던 장맛비 사이로
아직도 소식이 오는 것 같아서

방금 들은 것 같은 여름 인사에
헛대답도 해보는 것입니다

결국 얼어 주름질 것이므로
한 철 소용일 것이므로

오지 않은 단풍을
그 김에 조금 더 기다려 보는 것입니다

그저 가을이 자꾸 늦는 까닭이라 해 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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