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상

몇 번 쓰러졌다고 했어 술만 마시면 왜 있잖아 기립성 저혈압인지 뭔지 하는 거 왜 멀대같은 애들이 가끔 픽픽 쓰러지는 그거 몇 번 겪고 괜찮다 괜찮다 젊은 나이에 그게 뭐가 괜찮으냐 해도 자꾸 괜찮다고 하더라 괜찮다고만 하더니만은 아마도 심장은 보통 사이즈였나보지 덩치는 산만해가지고 뚜벅 뚜벅 걷더니만은 덩치에 맞지도 않게 심장은 요만했나 보지 그래서 마음도 그렇게 쪼만했나 보지 요즘은 세상이 미쳤어 단단히 미쳤어 젊은 사람들 데려가는 병이 늘어 별 희한한 지랄 맞은 병이 자꾸 늘어 너도 임마 건강 조심해라 네 친구 가는 거 봤지 그 고생 하고 결국에 빛 보던 네 친구도 저리 허망하게 가는 것 봤지

엄마. 엄마가 왜 아빠랑 결혼 안 했으면 잘 살았을 거라 맨날 하는 얘기. 그런 일도 정말 일어났을지 모른대. 어딘가에서는 꼭 일어났을 지도 모른대.

그러니까, 걔도 말이야. 어디에서는 별 일 없이 다시 일어나서 잘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거지. 잘 살아서 빛을 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거지.


말해진 여러 가능성 중의 꼭 하나는 내가 이십대에 병사하는 것이었다. 그 가능성은 꼭 있었다. 이십 대를 무사히 보낼 무렵 나는 내가 마흔 둘에 죽을 것 같다고 했고 서른이 한참 지나서야 그 말이 후회되었다.

말을 한다는 얘기는 그러니까, 그 말이 사실이 되는 세계가 하나 탄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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