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바람이 참 좋더군요
점심에는 뭇국이 나왔는데 지겹기도 했어요
아니야, 씁쓸한 것이 차라리 달기만 한 김치찌개보다는 나았죠
말들
별 것도 아닌 말들
호주머니에 다시 욱여넣습니다
닿지 않으면 참말로
우습게도 변하는
말들
한 두 가지 정도
당신에게도 뻗치다 이내 풀이 죽는 마음과
어차피 말이야
언제라도 더는 못 보게 될 지도 모를 일인데
너는 뭐가 그렇게 서글프니, 하는
말들
별 것도 아닌 말들
끝내 깊게 쉬는 숨과 함께 삼키는 일
요즘은 바람이 참 좋더군요
점심에는 뭇국이 나왔는데 지겹기도 했어요
아니야, 씁쓸한 것이 차라리 달기만 한 김치찌개보다는 나았죠
말들
별 것도 아닌 말들
호주머니에 다시 욱여넣습니다
닿지 않으면 참말로
우습게도 변하는
말들
한 두 가지 정도
당신에게도 뻗치다 이내 풀이 죽는 마음과
어차피 말이야
언제라도 더는 못 보게 될 지도 모를 일인데
너는 뭐가 그렇게 서글프니, 하는
말들
별 것도 아닌 말들
끝내 깊게 쉬는 숨과 함께 삼키는 일
아저씨는 사실 안검하수였다고 한다 차가 자꾸 기울기에 그렇죠 아니 잠깐만 우왁 부딪혀요!
낮 볕에 벌써 꾸벅꾸벅 눈이 감기는 것입니다 저도 감기는데 아저씨라고 안 감기실까 하여 나도 애써 깨어있고 그렇게 우리는 우리도 모를 동지애로 목적지로 간다 서울 아저씨들은 졸면서도 잘 가네 대전보다 길도 험하고 차도 많은데 고가도로에서 떨어지면 열의 몇 번 생존할 지 계산은 차마 못하겠습니다 저 암산 잘 못해서 눈 감고 해야 하는데 그러면 저 잘 것 같아요 문득 자다가 아주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하다가 그리 쉽게 포기할 수 없지 내 삶 있는 힘껏 다시 부릅뜬다 어우 근데 정말 너무 졸려요 아저씨 승객도 이렇게 노력하는데요 아저씨 안검하수 수술 안받으셔도 되니까요 제발 부릅떠 주십시오 주님이라도 찾겠습니다
다 오면 갑자기 풀리는 긴장 아 긴장하여 졸렸나 하고 별 일 없다는 듯 하는 대화 어이구 여기 요즘 외국인이 부쩍 많아졌어 아 그래요? 저도 외국 사람이랑 일하는데요 어우 어디서 일을 하시길래?
그렇게 치열하게 산다 칼 같은 볕뉘 위에서 다들 휘청이며 산다
그간의 일들을 볕에 잘 말려
대신 꽂아 넣어둡니다
문과 답을 적절히 적어 남겨두고
그 김에 조금 게을러 보는 것입니다
부어 대던 장맛비 사이로
아직도 소식이 오는 것 같아서
방금 들은 것 같은 여름 인사에
헛대답도 해보는 것입니다
결국 얼어 주름질 것이므로
한 철 소용일 것이므로
오지 않은 단풍을
그 김에 조금 더 기다려 보는 것입니다
그저 가을이 자꾸 늦는 까닭이라 해 두는 것입니다
시대가 바뀐 후로 우체통을 너무 자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일어날 수 있는 일과 실제로 일어난 일
구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잊게 되었다
우체부가 우체통을 찾는 일이 지금보다 훨씬 뜸했던 때가 있었다 재수가 없다면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했던 일이다
무엇이 더 좋은 일인지 물어보았다
하루가 온통 그리움이 되는 것은 요즘 시대에도 있는 일인데
가을이 다시 찾아오면 저는 아무 일 없이 그 언덕에 갈 거예요 걸어가기도 거추장스러운 곳에 굳이 갔던 일도 다시 알겠죠 기억을 자꾸 다시 알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안다 하는 것은 잊었다 하는 고백입니다
좋았던 것으로
참으로 볼 폼이 없이 희끄무레해지는 것으로
잘 목격하고
증인도 될 수 있는 일이라서
다시 알을 요량이고
그리 마지막 문을 닫는 것은
나의 몫으로 하고
시작에 찾았던 곳에 다시 갔습니다
모두 다 보낼 무렵 다시 갔습니다
맞닿은 탓에
무엇을 어떻게 불러야 할 지 알 수 없어
도리 없이 찾아온 끝과 같은 것들을
시작이라 고쳐 불렀습니다
그리 애써
철이 든 탓이라 해두었습니다
모두 계획에는 없던 일이었습니다
엄마가 말해주었지
동네에 똥간 푸고 다니는 아저씨 하나 있다고 했다
뛰어 놀던 친구들 중 하나 걔네 아빠가 그 동네 똥간이란 똥간은 다 펐다고 했다
밤에 언덕을 넘을 때면 늘 무서웠다고 했습니다
없는 빛을 긁어 모아 보면
꼭 하나 있는 희끄무레한 것이
무서웠을 일입니다
느티나무 할머니부터 세어도 그만두기전에 세어져서
둘 셋 떠날 때마다
굳이 이야기를 지어내는 밤
서른 해가 다 지난 곳에는 아직도
빨간 글씨로 우루과이 라운드
밤에만 빨간색입니다
이야 아직도 있네 아직도 우리가 떠났기 때문인가
꽤 오래 되었는데
아빠는
집을 밝혀야 해서
언덕은 꼭 넘어야 했을 것입니다
글씨가 빨갛지 않던 때에도
싣고 가던 빨간 것들이 모조리 쏟아져도
(그날 아버지는 한 번 부활했다)
똥을 팔다 떠난 아저씨 냄새가 스산해도
너스레와 함께 그저 괜찮을 일인데
언덕은 무섭다고 했습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때가 분명히 있는데 기억이 하나도 나지를 않는 것입니다 잊다 말고 할 때와 하려다 말고 잊을 때도 있었는데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기억이 안나서 해 지는 시장에 계속 방문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언제쯤 오던가요?
기억이 안나서 그냥 시장에 계속 있겠습니다
말린 미소가 떨어질 때 쯤에는 왜 해가 지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고 그러면 미리 잊어버리는 법에 대해 다시 공부할 것입니다
처음은 아닐 일입니다
끝까지 남아있는 일
잊은 마음과 닮았습니다
끝에서부터 세는 것이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마음에도 나이가 드는 까닭이라고 했습니다.